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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시나리오 작성법

artsone | 2006.11.15 01:45 | 조회 5149
애니메이션은 분명 영화, 출판만화와는 그 매체상 다른 장르 - 는 대중과 상업성을 지향하기 때문에 각색할 때는 대개 새로운 인물들 설정들이 바뀌기에도 원작에 없던 에피소드들이 첨가되기도 합니다.
원작의 깊이를 아는 독자들이 그런 영화를 볼 때는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원작을 망쳐놨다고 계란이 날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 원작이 대중의 호응을 많이 불러일으키고 작품성도 뛰어난 것이라면, 그 원작의 설정을 잘라내기보다는 그 원작의 설정을 고수하면서도 장점을 살리는 차원에서 보완하고 추가되는 각색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에피소드 구성의 집필방식과 시점의 문제들

시나리오로 각색하기 가장 쉬운 시점의 소설은 작가(3인칭) 관찰자 시점입니다. 시나리오의 모든 지문은 카메라의 앵글에 잡힌 작가 관찰자 시점 - 관객의 시점이기도 한 - 이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만으로 소설의 내러티브를 풀게 되므로, 시나리오로 각색하기 가장 이상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3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은 잘 쓰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시나리오는 무조건 이런 관찰자 시점으로 이루어지니 더하겠지요. 이래서 시나리오가 쓰기는 쉬워보여도 막상 '잘 쓰기'가 어렵습니다.

소설과 시나리오의 상관관계와 그 모범적인 해결책을 보여주는 대표작은 '양들의 침묵'의 원작가 '토마스 해리스'입니다. 그는 '양들의 침묵'의 전편에 해당되는 '레드드래곤'도 단권의, 짤막한 장면별로 써내려가는 스타일의 집필방식을 고수했습니다. 각 화가 매우 짧은 분량으로 나눠져 장면번호처럼 연결되는 이런 스피디하면서도 각 일화가 치밀하게 짜여지는 집필방식은 작가 입장에서도 그 열정을 유지시키며 독자에게도 흥미를 계속 불러일으킵니다. 시나리오 작법으로 이를 바라보면 각 소설의 일화를 장면과 작은 시퀀스의 단위에 가깝게 일화를 끊어주는 식으로서 현대의 대중적 상업소설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이 아닌 전지적 작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양들의 침묵과 같은 집필 방식은 시나리오 각색에 더할나위 없는 도움이 됩니다. 각색자는 단지 그 일화 중 시나리오에 적합하지 않는 장면들을 솎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양들의 침묵'소설은 영화화된 시나리오와 거의 동일한 구성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볼 때도 분명 대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이 작가의 사유나 문장력에 눌려 스토리가 시나리오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양들의 침묵'은 소설의 장점과 시나리오 작법식의 스토리 강점이 너무나 잘 조화된 작품입니다.

조금 다른 예로, 드랴큘라 영화 원작의 효시인 브램스토커의 1897년 작 '드랴큘라'는 80년대 미국에서 재출판이 되고, 유명한 대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에 의해 90년대 영화화되면서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이 경우 원작은 여러 등장인물들의 일기나 편지에서 발췌한 형식을 빈, 변형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써내려가져 있습니다. 전지적 작가시점의 장점을 차용하면서도 1인칭 주인공 시점을 복합한 트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본의 대중소설의 호러와 스릴러, 추리 장르에서도 종종 나타납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할 때는 대개 내레이션의 방식이 가미되게 됩니다. 즉 주인공격에 해당되는 등장인물이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내레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드라큘라의 원작과 코폴라 감독의 영화를 비교해보면 그 주제는 동일하나 그 결말을 구성하는 사건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원작에서는 등장인물들이 힘을 합쳐 드라큘라 백작을 '때려죽이는' 식의 다소 허무한 식이지만, 영화에서는 좀 더 극적입니다. 절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대개 소설을 따르나 그 결말에 있어서 원작과 각색된 시나리오는 이처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만약 자신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꾸며보고 싶다면 작가 관찰자 시점에 가까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각 장면별로 짧막한 이야기들로 엮어지는 식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전통적 이야기 방식에 익숙한 독자들은각 등장인물 별로 장면이 너무 자주 바뀐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불평하는 독자들 역시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이야기에 빠져들게 될 겁니다. 현대 대중소설들은 이처럼 그 호흡을 짧게 하고 빠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설적 재미를 위하여 전지적 작가시점을 취한다해도 너무 깊숙이 인물의 내면을 작가가 사유하여 풀어내는 것은 시나리오로 각색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소설의 문장과 시나리오의 지문과 대사

시나리오로 각색하기 좋은 문장은 군더더기 없고 짤막한 문장들입니다. 화려하거나 추상적인 뉘앙스의 문장은 좋지 않습니다. 이것은 비단 각색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소설에서도 군더더기 없이 간단 명료하며 명쾌한 문장들을 구사하는 작가들이 진정 실력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자연세계에서 그 현상들을 분석하여 법칙을 규명해내는 과학자가 있듯이, 복잡한 세상사와 뒤죽박죽인 지각과 감각들에서 독자들에게 분명히 박히는 간단하고도 명쾌한 문장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분들이 솜씨있는 작가들입니다. 번역체 투의 딱딱한 문장과 복잡할 뿐 장황한 이야기들과는 물론 비교를 말아야겠습니다.

어떤 소설을 읽을 때 경박하거나 가볍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주로 대사에 기인합니다. 아! 어! 하하하, 흐흐흐, 이런 감탄식의 의성어만 제거해도 대사는 (놀랍도록) 묵직해집니다. 이런 감탄사나 의성어에는 대개 강조의 느낌표!가 붙기 마련입니다. 즉, '과장'이 이루어진다는 신호입니다. 과장은 애니메이션이나 재기발랄한 판타지 소설, 트렌디 지향의 대중소설에서는 고기의 후추처럼 훌륭한 양념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작품 스타일이 이와 다를 때는 마땅히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이러한 감탄사나 의성어의 직접적 사용은 금기시하고 바로 문장으로 바꾸어 줍니다. 작가가 속물이 아니라, 그런 작품이 독자에게 어떻게 보여질 지 잘 아는 까닭입니다.

소설에 있어서 문장은 시나리오에서 지문이 됩니다. 그러나 소설의 문장을 시나리오의 지문으로 변화시킬 때는 필히 솎아내기와 잔가지치기를 거쳐야 합니다. 지문이란, 등장인물의 표정 말투 행동 등을 지시하거나 등장인물의 상황, 배경 등을 간단명료하게 지시해놓은 글입니다. 이런 특성을 지닌 소설의 문장이 있다 하더라도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제거를 해야 됩니다. 그 이유는 시나리오는 글로 표현하는 작가만의 손을 거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배우, 혹은 캐릭터의 연기를 담당하는 작화가의 힘이 닿을 여백이 들어갈 자리를 남겨놔야 합니다. 따라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사에 ( )로 삽입되는 지문은 최소한도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소설을 시나리오로 쉽고 빠르게 각색하기 (속전 각색법)

일단 각색할 소설을 선정하거나 부여받습니다.
(짧은 명작동화를 시험삼아 해보세요. 자신이 쓴 소설을 컴퓨터 화면에 띄워놓고 아래의 방식으로 해보셔도 좋습니다)

1단계> 소설의 특성을 철저히 분석하고 분해합니다. 특히, 장르를 간과하고서는 각색을 할 수 없습니다. 코믹인 장르를 스릴러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원작이 코믹이면 특성을 시나리오에서 더 살려줘야 합니다. 주요인물들과 설정들도 뽑아내어 정리합니다. 군더더기 설정이나 인물들은 다 가지치기를 해줍니다. 원작의 질이 너무 떨어지거나, 분량과 런닝타임간의 너무 큰 간격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주요 설정들은 가급적 바꾸지 않습니다. 이런 설정으로 '등장인물 소개'와 '작품의도'등을 뽑아냅니다. 그리고 끝으로 주요한 스토리를 요약해서 '러프 시놉시스'를 짜놓습니다.

2단계> 스토리를 분해하여 필요한 에피소드를 추려냅니다. 소설은 '화' 나 '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시나리오의 시퀀스에 해당됩니다. 이것들을 뽑아내서 군더더기를 다 쳐내버립니다. 전지적 작가시점이 풀어낸 쓸데없는 부분들 다 잘라내니 매력적인 에피소드들이 별로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에는 그 밋밋한 에피소드를 과장시켜주거나 유사한 스타일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넣어줍니다.

3단계> 추려낸 에피소드에서 장면을 뽑아냅니다. 여기에서 장면은 시나리오의 씬 - ex 'S#34' - 과 같은 부분입니다. 한 개 에피소드에서 사건은 한 장소에서만 계속 일어날 수도 있고, 여러 개의 다른 장소와 시간에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그 장소와 시간에 맞추어 장면을 나눠줍니다.

4단계> '3단계'에서 나눈 씬의 틀에다가 소설의 문장과 대사를 시나리오의 지문과 대사로 바꾸어줍니다. 시나리오의 기초가 계신 분들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굳이 예를 들면,

a) 지문에서 : '그가 웃는다'식의 서술식 중심의 문장을 '웃는 그' 이런 식으로 바뀌어 줍니다.

b) 대사에서 : 대사와 대사 전후의 문장을 시나리오의 구어체 대사로 바꾸어주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지문을 넣어줍니다. 참고로 영화시나리오에서는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욕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성인등급의 시나리오에서는 더 적나라하게 대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소설에서

「 영희가 철수에게 울부짖는다.
"네가 감히 이럴 수 있어?"」

이것을 시나리오로 하면

->「 영희 : (울부짖으며 철수에게)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 개만도 못한 새끼야!」

5단계> 4단계의 작업이 끝까지 이루어진 뒤, 결말을 다시 고려해줍니다. 소설의 결말은 시나리오의 작법에 따져서 충분히 극적이지 않을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결말이라는 절정의 클라이막스까지 포함합니다. 결말을 완전히 바꾸기 보다는 적절히 보완해주는 차원으로 이루어져야 됩니다.

6단계> 러프한 시놉시스나 설정들과 완성된 초고 시나리오를 서로 비교하면서 평가해봅니다. 흡족하면 초고 시나리오를 다듬어 완성시킵니다. 그렇지 못할 때는 2단계부터 다시 재검토해서 고쳐쓰기를 합니다.

소설을 각색할 때는 트리트먼트 단계를 생략하게 됩니다. 원작이 있으니, 그것을 가급적 고수하여 시나리오로 쓴다면 트리트먼트의 필요성이 없습니다.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쓸 때도 작가의 집필방식에 따라 종종 생략되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결말과 3가지 창작방식 2004/01/20


1) 전통적 스토리 방식

결말을 완전히 고정시켜 놓을 때는 모든 인물들과 사건들을 거기에 맞춰서 설정을 짜야 합니다. 이 경우에 인물들은 작가의 의도대로 '조정'당하게 됩니다. 등장인물 보다는 작가가 의도한 주제의 부각에 철저히 인물이나 사건을 맞춘, 스토리 위주의 방식입니다. 작가들은 자기가 생각한 어떤 주제나 관념 등에 대해 인물과 사건들을 짜맞추어서 보거나 읽는 이들로 하여금 이 이야기를 일리가 있고 멋있는 것으로 보이게 하는 특출난 재주를 지닌 자들입니다. 반면 과학자들은 그 반대의 사고로 현상을 통해서 특별한 가치를 발견해내지요. 작가의 의도하는 바가 모든 것을 조종하는 전통적 스토리 작법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작가의 꼭두각시가 되지만, 결말이 보다 극적일 수가 있으며 작가가 의도한 주제가 독자나 관객에게 깊이 각인될 수 있습니다. 대대로 구전되는 옛날 이야기, 신화나 설화, 야담 등에서 자주 엿보입니다. 교훈 등의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짤막한 단편 동화 같은 이야기들, 또는 그것을 시리즈물로 엮은 것 등의 집필에 적당합니다.

2) 캐릭터라이징 방식

결말을 예상만 할 뿐 고정시키지 않을 때에는, 즉 결말이 유동적인 방식에서는 인물들을 굳이 거기에 맞춰서 짜지 않습니다. 철저한 인물위주의 방식. 주제는 곧 주인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게 짜야됩니다. 주인공이 하고자 하는 것, 그 가치관이 곧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창작 스타일은 '등장인물들이 살아움직인다'는 것을 가장 잘 느끼게 해줍니다. 작가는 전체적인 스토리보다는 그것의 배경이 되는 설정, 방아쇠가 되는 어떤 사건, 등장인물들만 구체적으로 짜놓습니다. 그러고 이야기가 시작되면 등장인물 위주로 그들이 발생시키는 사건을 따라 작가의 손이 움직입니다. 따라서 결말에 대한 예측은 자주 변화하게 되며 작가는 자신의 주제를 그 등장인물을 통해서, 이야기 전반에 걸쳐 표현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 방식에 따라 집필을 해보면 작가 역시 독자와 같은 궁금증과 재미를 지니며 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분량의 제한이 없는 장편연재물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이 방식의 단점은 이야기가 쓸데없이 장황해질 수 있으며 결말을 충분히 극적으로 만들기에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야기에 영향을 끼치는 등장인물의 수를 적절히 조절하고 캐리터라이징에 충분한 타당성이 있어 그 인물이 독자나 관객들의 충분한 공감을 얻어야 됩니다.

아래는 대개의 작가들이 하는 방식으로서 1)과 2)의 절충식입니다.

3) 내러티브 방식

먼저 적정한 양으로 설정된 인물과 사건들의 재료에 따라 작가가 어느 정도 최소한의 결말을 예상해 놓고 이 처음과 끝에 따라 내레티브를 풀 경우입니다. 내러티브란 사건과 인물 등이 조합된 이야기의 구성을 총체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이정표처럼 꽂힌 결말은 아주 최소한의, 작가가 의도한 주제를 위해 지켜야 될 핵심입니다. 이정표에 다다라 결말을 짓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이따금 필요에 따라 우연성 있는 사건들을 등장인물에게 먹이처럼 던져주기도 합니다. 이 방식에서, 작가가 내러티브를 푸는 과정에서 미리 결말을 너무 구체적으로 고정시키면 인물들이 언제부터인가 어거지로, 사건들이 작위적으로 흐르게 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과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서로 어긋나게 되는 부작용입니다. 따라서 작가가 적절한 때에 끈을 당기고 풀어주면서 인물들을 통제하고 그들이 일으키는 사건의 비중 역시 조절해야 됩니다. 좋은 작품을 위해서는 사전설정뿐만 아니라 이야기 진행 중에도 항상 치열하게 이것저것 정황을 고려하고 고민을 하며 집필을 해야 되기 때문에 작가를 가장 피말리는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일화가 독립된 에피소드식의 장편 시리즈물과 가장 궁합이 맞고, 영화적 이야기, 단행본 상중하 이내의 장편물에 적당합니다.



캐릭터 라이징, 사건, 집필 방식에 따른 스토리의 예측 2004.01.02

소설쓰기의 경우 대개 미리 정해진 스토리에 맞춰쓰기보다는 작가사고의 흐름대로 써나갑니다. 원칙에 맞는 방법은 아니나, 스토리보다 문체에 담긴 작가의 묘사와 서술 능력, 인물에 대한 고뇌와 성찰, 주제의식 등도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한편, 아무리 잘쓴 소설이라도 각색을 하기 위해 그것을 스토리로 요약했을 때는 정말 실망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판단하기에 소설이 시나리오보다 내러티브가 잘 짜여진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독자를 빨아들이는 작가의 필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현대 사실주의 관찰자 시점의 것이 아닌, 전지적 작가 시점의 순문학일 수록 이런 현상은 빈번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소설을 원작으로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것은 무척 힘이 드는 일입니다. 차라리 시점이 뭐든 막론하고 뻔한 스토리나 이것저것 다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채워 태반을 솎아내야 할 삼류 소설을 각색하는 게 손쉽습니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는 문예창작이라는 점에서 시나리오에서도 소설과 똑같은 현상이 종종 발생합니다. 어떤 작가님들은 아예 시놉시스를 쓰지 않고 도입이나 서두부분만 작성하고 시나리오를 짜기 시작합니다. 이런 것은 실상, 작가사고의 흐름대로 쓰는 소설 작법의 습관과 거의 동일합니다. 이 경우 작가는 자신이 쓰는 스토리의 결말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또, 예상하려 해서도 안됩니다. 작가는 오직 캐릭터의 내면이나 어떤 상황에서의 심리나 행동방식 그런 것들은 심각히 생각하면서 주의깊게 쓰게 됩니다. 이런 창작방식의 작품은 영화를 보면서 영상의 아름보다는 그 내러티브와 서브 텍스트 등의 상징적 요소들이 예술적, 문학적으로까지 보여집니다. 허나, 잘못 쓰면 관객들이 보고나서 이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지? 하는 최악의 상황도 될 수 있습니다. 관객이나 독자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관객이나 독자에게 스토리를 예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나 완전한 결말을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작법에 나와있는대로 시놉시스를 쓰고 등장인물의 성격을 잡고 막상 시나리오를 쓰자면 백에 구십은 전개부분의 후반부에 서서히 시놉시스에 틀어지는 조짐을 보입니다. 시놉시스 대로 쓰자면 내러티브가 안되고, 그렇다고 작성하면서 구체화된 등장인물대로 장면을 짜자니 어거지 같고... - 아마도 많은 작가님들이 공감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럴까요? 아무리 작가가 똑똑하다고 해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잘잡고 시놉시스를 잘 구성한다고 해도 시나리오를 써서 만들어지는 등장인물이나 그 등장인물들에게 던져지는 상황들에 의해 굴러가는 스토리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반증입니다.

( 더러 장편의 시리즈물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 투자 기획서 같은 것들에 에피소드가 아닌 긴 이야기 서술식으로 결말이 쓰여지는 것들이 있는데, 그냥 기획용으로 쓰여진 형식적인 것이라 무방합니다.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면 어거지로 거기에 맞춰쓰지 않는 이상, 결말과 같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등장인물이 저절로 살아움직이는 현상은 이렇게 작가가 미리 짜맞춘 사전 시놉시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으로서 더 잘 발견됩니다. 쓰는 입장에서는 반가워 할 수만은 없는 현상입니다. 공들여 캐릭터라이징을 하고 시놉시스까지 짜놓았는데 이게 뭐야, 허탈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작법에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들이 나와 있지만, 또한 많은 분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기도 합니다. 작가입장에서 미리 짠 스토리에 맞춰돌아가면서도 이 틀안에서 등장인물이 저절로 살아움직이는 현상의 묘미를 맛보려면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첫째는 스토리를 구상하기 전에 주인공의 캐릭터라이징을 먼저 하는 일입니다. (스토리 구상이 작품의 시작이 아니라 주인공의 캐릭터라이징이 작품의 시작!) 주변인물은 제외하고 어떤 개성적인 주인공을 통해서 그 스토리의 영감을 얻는 일입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에서는 잭 니콜슨이 성격파탄자인 작가로 나옵니다. 그런데 사랑이라고는 도무지 모를 이 작가가 쓰는 장르는 순수 멜로물입니다. 참으로 멋들어진 아이러니로 뭉쳐진 인물입니다. 단지 개성적이고 특별한 처지의 주인공 하나만 떠올려도 그로인해 매력적인 스토리 하나는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비록 주인공이 복잡한 개성을 지니고 있긴 하나, 이 주인공의 비중이 너무나 크기에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만들기 위한 기획이라면 스토리를 예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즉, 주인공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만들어지고 결말지어지니까요.

둘째는, 캐릭터라이징을 한 뒤에 시놉시스를 쓰는 일입니다. 순수하게 시나리오 집필을 위한 사전단계로 시놉시스를 쓸 때는 그 결말을 미리 염두해두지 않는 게 좋은 일입니다. 즉, 전개, 혹은 위기까지만 대략의 선정된 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예를 들면 '홍길동은 반역의 무리에 맞서 싸우게 되는데...' 이런 식으로 마감을 하는 식입니다. 억지로 스토리에 맞출까, 지 멋대로 움직이는 등장인물들에 맞출까 고민하기 보다는 차라리 이러는 편 - 작가의 의도한 수위를 낮추는 게 낫습니다. 이것은 '트리트먼트'라는 단계를 생략하고 쓸 때를 말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탈고를 한뒤에 비로소 시놉시스를 다시 정리합니다. 이때의 시놉시스는 공모전이나 기획서에 들어갈 용도가 될 겁니다.

이렇게, 첫째와 둘째 단계로만 하다보면 작가의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결말, 심지어 과정을 예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한 방식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예상하는 수위에 한계를 두고 나머지는 등장인물이 저절로 살아움직이게 단지 쓰는 이 순간에만 모든 주의를 기울입니다. 즉,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현실에 충실하면 미래도 좋다'는 신념을 지닌 작가라면 이렇게 하는 게 낫습니다. 이런 작가는 작품을 쓰면서 그 과정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상황들에 자신의 펜을 맡깁니다. 이런 식은 원칙적으로는 소설 쓰기에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를 예상하고 거기에 맞춰서 쓴다 하면 필경 그 작품은 어거지식으로 맞춰질 게 뻔합니다. 작가가 정말로 전지전능 하다면 이렇게 해도 작가가 자신의 스토리 예상이 가능해질 것이나, 현실은 암만 발버둥 쳐도 그렇지 못하니 작가가 예상하는 스토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게 나을 겁니다.



트리트먼트의 허와 실

셋째는, '트리트먼트' 단계입니다. 이것은 장편소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단계이나 장편 시나리오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단계입니다. 트리먼트는 한마디로 '대사가 없는' 전지적 작가시점의 글입니다. 굵직굵직한 사건별로 나눠서 쓰게 되는데 실제로 등장인물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한편의 소설과 다름없습니다. (원고로 치면 단행본 한권 분량, A4로는 100장 내외) 시놉시스와 시나리오의 중간단계로서 이 과정을 생략한다면 필히 작가가 예상한 스토리와 엉뚱하게 캐릭터들이 살아움직이는 난감한 현상이 발생될 것입니다. 이 현상은 트리트먼트를 쓰는 과정에서 거의 80% 정도는 흡수하게 됩니다. 따라서 트리트먼트 과정을 거치게 되면 시나리오는 거의 작가가 예측한 대로 흘러가게 되고 등장인물의 성격도 작가가 생각하는 것에서 크게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때가 되어 등장인물이 살아움직인다는 것은 트리트먼트에서 생략된, 즉 '대사'에 주로 나타나는 개성으로서 쓰는 입장에서는 정말 신이 나서 쓸수밖에 없는 그런 현상입니다. 작가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면서도 등장인물은 지문과 대사로서 더욱 생동감을 지닙니다.

트리트먼트의 또다른 효용은 기획자나 제작진이 이것을 봄으로서 그 시나리오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더욱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감독과 작가가 따로 구분된 기획작품이라면, 이 트리트먼트는 없어서는 안되는 창작단계입니다. 그러나 트리트먼트는 작가에게 상당한 노력과 인내심을 요하게 합니다. 그 분량이 시나리오 분량을 넘을 수도 있으며,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같이 짜야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수의 작가는 나 홀로 작업을 할 때면 이 단계를 생략하고 위의 '첫째'와 '둘째'의 순으로 작품을 구상한 다음에 바로 시나리오로 들어가곤 합니다. TV 드라마의 경우에도 이 트리트먼트를 대개 생략하는 것 - 시청자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 - 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현대의 영화기획에서는 빠질 수 없는 단계입니다. 트리트먼트 작업을 추구하는 작가님들은 기상예보에 비가 안오지만 흐린 하늘을 보고 우산을 가지고 나가는 그런 부류일 겁니다. 그리고 PD 분들은 대개 이 단계를 선호하지요. 시나리오보고 이해가 안되니까 트리트먼트 보고 이해합니다. 아마도 원작소설이 있는 시나리오라면 트리트먼트 시나리오 다 팽개치고 그 소설 먼저 볼 겁니다.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과 변수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재깨놓고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즉, '뻔한 이야기'일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언젠가 헐리우드식 아크플롯이 뻔한 얘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처음만 보면 누구나 결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 등장인물들이 개성이 있다고는 하나, 그 역시 뻔한 개성을 지닌 인물일 경우가 많습니다. 신데렐라나 백마 탄 왕자 아니면 무적의 람보... 인물들이 뻔하게 보이는 이야기에서 그 수준을 능가하는 개성을 지닌다면 뻔하게 보일 수 있는 이야기는 이분적 결말을 지니게 됩니다. 오히려 관객이나 독자들은 이런 이야기에 열광합니다. 즉 저 여주인공이 과연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게 될까, 아니면 그냥 떠나보낼까? - 혹은 삼각관계에서 A와 결혼하게 될까, 아니면 B와 결혼하게 될까? - 이러한 반반의 확률에 가까운 단순한 결말을 대중이 좋아하는다는 것은, 삼각관계가 그토록 비난받아오면서도 인기를 끄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인들이 가슴 두근거리면서 재미나게 볼 수 있는 가벼운 코믹멜로, 트렌디 드라마의 경우에 대개 이렇습니다. 삼각관계가 너무 진부하다고 하면 도리어 사각, 오각관계를 만들어냅니다. 아무리 설정을 꼬아놔도 결국 같은 심지입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등장인물들의 개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도리어 스토리가 예측불가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것은 명확하다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선악 흑백논리의 개성(?)을 지닌 인물이 주인공으로 있는 스토리는 결말을 예측하기가 쉽습니다.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에서, 혹은 사건을 일으킬 때 그 단순한 캐릭터가 선택하는 것은 두가지 중 하나입니다. 천사는 무조건 선학 쪽으로, 악마는 무조건 나쁜 쪽으로 사건을 일으키거나 또 행동합니다. 그러나 복잡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 주인공으로 있으면 그만큼 결말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영향력 있는 등장인물이 적으면 적을 수록 이야기를 예측하기가 쉽습니다. 이야기는 등장인물에서 시작되고 발전되며 결말을 맺는데, 변수가 많으면 예측하기도 힘이 듭니다. 이것 역시 트리트먼트를 작성함으로서 상당부분 흡수될 수 있으며 등장인물의 역할비중을 조절하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건이 발생하는 가장 바람직하고 전형적인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입 단계에서 모든 사건의 원천이 되는 동기적 사건은 우연적으로 혹은 이미 발생한 상황입니다. 주인공은 그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이거나, 어떤 우연한 계기로 상황에 말려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차츰 그것에 '반응'하여 사건을 '발생'시킵니다. 즉,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등장인물들이 사건을 발생시키는 것이지, 사건을 작가가 던져주는 것은 아닙니다. 등장인물들끼리 서로 사건을 일으키고 거기에 반응하면서 점점 사건이 증폭되거나 혹은 해소되는 것입니다. 작가가 사건을 던져주기에 필요한 부분은 우연성이 개입되어도 좋을 도입이나 발단 부분입니다. 이런 구조는 정형화된 것 같지만 실은 그 스토리를 예측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즉, 독자나 관객이 이야기를 예상할 수는 있으나, 완전히 예상하게 하지 못한다는 점과 부합되는 것이며, 소위 아크플롯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스토리 구조의 전형입니다.



시나리오 지문쓰기의 유의사항

시나리오의 지문은 소설과는 다릅니다. 소설에서는 '전지적 작가시점'이라는 것이 있어 인물의 마음 속을 마음대로 표현하고 감정을 직설적으로, 또는 여러 미사어구나 직유나 은유, 의인법 등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나 현재로의 전환도 자유롭습니다.

이에 반해 시나리오의 지문은 완전한 현재(진행)형이며 3인칭 관찰자적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지문은 객관적이고 구체적이며 정확한 표현을 요구합니다. 어린이가 봐도 문맥 그대로 이해가 되야 하므로 시적인 미사구는 금물입니다. '그대 입술은 앵두'라는 표현을 두고 '어떻게 사람 입술이 앵두냐'고 자꾸 따지고 드는 사람은 '바보'나 다름없습니다. 근데, 이런 바보같은 질문이 시나리오 지문에서는 통용됩니다. 이런 바보들의 글이 바로 시나리오 지문이랍니다.

왜? 냐는 질문에는 영상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나리오에서 의도하는 바대로 정확히 전달되어 영상으로 만들어지려면 이런 바보글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입니다. 글로서 완성되는 예술인 소설이나 시와는 달리 시나리오는 글로서는 언제나 미완성입니다. 영상제작을 통해 스크린 속에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글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채롭고 현란한 표현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스크린에서 우리들이 보는 것처럼, 보이고 들리는 것만을 글로서 실사처럼 그려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고 명료해야 하기란 힘든 일입니다. 단순하게 보이는 바보글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 홍길동은 아주 슬퍼하고 있다. 그의 마음은 서자로 태어난 비통에 가득차 있으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설움에 통곡을 한다. 」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소설의 한 문장에 해당될 것입니다.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지 않고 내면상태를 소개하는 직접적인 심리묘사는 시나리오의 지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스토리'에 적합한 문장표현입니다. 보는 독자로 하여금 내면심리의 전달은 잘 되지만 연기하는 사람이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지도 추상적입니다. 위의 예시문구를 시나리오의 지문과 대사로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개를 떨구며 흐느끼는 홍길동.
홍길동의 마음의 소리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다니..!
홍길동 괴성을 지르며 오열한다. 」

이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여기서 '마음의 소리'라고 하는 것은 성우의 나래이션으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의 취향이나 스타일에 따라 보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도, 더 세련되고 극적 방법으로 표현될 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지문을 올바르게 보는 법은, 글을 읽는 독자가 아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점으로 보는 것입니다. 시나리오는 영상예술의 설계도이기 때문에 항상 동작이나 상황설정의 지문 혹은 대사 등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표현되어져야 합니다. 한 씬 내에서 지문은 현재의 시간관념과 동일하게 흘러가고 언제나 현재(진행)형으로 표현됩니다. 또한 직접적인 심리묘사는 쓰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단, 시나리오를 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표현전달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심리묘사는 종종 쓰이기도 합니다. 이를 테면 '슬프게 울며 눈물을 흘린다.' 혹은 '슬픔에 빠진 듯 눈물을 찍는다'는 식입니다. 눈물을 흘리는데, 이것이 전후사정으로 짐작될 수 없을 경우 어떤 감정의 것인지는 제시해주는 것이 좋겠죠. 눈시울이 붉어질 경우도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런지 슬퍼서 그런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입니다. 후학을 가르치는 분들 중에는 이런 것까지 금기시하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는 지문인데, 이론적이고 공식화된 기준으로만 판단해 굳이 빨간펜으로 그어 버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캐릭터라이징에서 유의할 점

대개 캐릭터를 설정하는 경우 누구나 외모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외모를 디자인하는 것은 시나리오 작가의 몫이 아닙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의 경우에는 더욱). 소설가가 아닌 시나리오 작가는 설정된 캐릭터의 내면과 인상을 지문과 대사를 통해서 드러냅니다. 여기서 '인상'이라는 것은 코가 어떻게 생겼고 머리는 금발이다 하는 따위가 아니라 '내면을 엿보게 하는 전체적인 이미지'입니다. 예를 들어 이 사람은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시각적인 이미지로 다가오는 내면의 특성인 것입니다. 즉, 시나리오 작가는 캐릭터의 내면에 주력해야지 외모는 다른 전문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생겨 먹었다는 것은 영화라면 캐스팅 담당자, 애니메이션에서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할 일입니다. 시나리오 작가에게 있어 캐릭터 라이징이란 단지 인물의 내면과 행동방식과 역할, 전개에 있어서 비중을 설정하고 그 이미지에 굳이 관여한다면 인상 정도만 설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캐릭터라이징은 가급적 다른 인물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분명한 특성을 부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성격에도 역할분담이 필요합니다. 주연과 조연의 인물설정의 비중을 똑같이 잡을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극장판 같은 경우 주인공에게 집중적으로 비중이 집중되는 반면, 이야기를 양적으로 많이 풀어나가야 하는 TV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조연에도 주연만큼의 설정을 입히는 수가 있겠지요.



문서형식과 편집

시나리오를 완성하여 대중에게 공개하는데 있어서 문단이나 글자모양, 간격 등에서 읽기 편한 편집이라든지 맞춤법이나 오탈 등 기타 부수적인 사항등도 꼼꼼히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작품에 완벽을 추구하는 만큼 부수적인 것이나 그 외 사소한 것에도 주의깊은 인상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남들이 읽기 편하고 눈에 잘 들어오는 적정한 수준에서 자기 글을 다듬고 정리할 줄 아는 센스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시험해 본 결과 똑같은 내용이라도 확실히 그 평가가 달라지더군요. 사람이 느낌과 첫인상으로 많은 부분이 좌우되듯이 많은 작법서에도 이 부수적인 사항에 대해 언급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요란하게 치장하는 것은 금물. 사용되는 글자체는 3개 이내로 충분한 여백과 읽기 편한 글자크기 에 소박한 느낌이 나는 게 좋습니다.)

ex. 지문과 대사는 무엇보다 확실히 구분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문과 대사는 그 줄 간격에 구분을 지어주시구요.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다음과 같으니 참조하십시오.

씬과 배경> S#6 마천의 집 / 밤 -> 씬번호를 쓰지 않는 분은 그냥 '#'만 쓰셔도 됩니다. 지문과 대사의 글자체와는 약간 구분되고 줄간격도 벌려주는 게 좋겠지요.

지문> 문이 열리며 복도로부터 새어 들어오는 불빛. 그 위에 길게 늘어진 마천의 그림자. 문이 닫힌다. 흰 시트의 침대 위에 놓이는 검정 케이스. 케이스를 여는 마천. 온갖 중화기들 사이로 국화꽃다발이 보이고 그 속에 묻혀 있는 조그만 사진 액자. 액자의 가장자리에는 작은 검은 리본이 달려 있다. 액자를 들고 그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마천. 사진 속 - 반짝이는 작은 호숫가를 배경으로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 - 미란.

-> 지문과 대사를 구분짓기 위해 글자체를 달리하거나 줄 간격을 벌려주세요.


인물과 대사> 리나의 음성 : 애인인가요?

-> 대사에서 '인물명'과 ': (대사)'는 충분히 여벽을 주어 간격을 띄웁니다. 대사가 길어져서 줄이 바뀌더라도 인물명과의 간격은 계속 유지해 줍니다. 또한 대사가 시작되는 간격은 위 아래로 일관되게 딱딱 맞춰주는 게 보기도 좋구요. 아래한글에서 스타일(F6)을 만드는 항목이 있는데 그 기능을 이용해 탭(Tab)을 조정하면 별로 어렵지 않게 딱딱 맞출 수 있습니다.



런닝타임과 시나리오 분량

- 극장판의 경우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판의 경우 런닝타임은 90분 내외로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이보다 약간 짧은 7,80분 안쪽으로 적용됩니다. 타겟 연령층이 낮은 이유도 있으며 제작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런닝타임이 곧 비용으로 직결되는 현상이 실사영화보다 더합니다. 그릇 좋고 예쁘게 장식된 음식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시나리오도 문서형식이나 그 분량에 있어서도 규격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시나리오에서 A4 한 장이 런닝타임 1분으로 여기는 것은 모 유명 시나리오 작법책에서 대개 그러하다고 소개한 때문이며 실제로 제작시에 이것이 반드시 들어맞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시나리오의 양과 영상물의 런닝타임이 반드시 어떤 공식으로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례한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극장용 시나리오의 경우 A4 70장 내외로 보면 될 겁니다. 그 이하가 될 수도 있고 A4 60장을 넘는 것은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공모용이나 투자사 제출용으로 할 경우에는 씬구성이나 시퀀스를 보다 상세히 해서 80장까지 쓰기도 합니다. 기획자들이 이런 문서형식적인 면을 중요시 하고 일부 작가들도 시나리오 형식에 집착하기도 합니다만 별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글이라면 악필로 휘갈겨도 돋보이기 마련이지만 뛰어난 테니스 선수도 자신의 실수를 곧잘 라켓 탓으로 돌리듯이 실력보다는 부수적인 것에 집착하여 자신을 합리화하기 마련입니다. 실제작으로 바로 들어가는 시나리오는 작가가 곧 감독을 하지 않는 이상 연출자의 의도가 개입되기 위해 '여백의 미'를 충분히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나리오 작가의 창작만으로 너무 숨막히게 씬이나 지문을 설계하지 않는 것이 연출가를 비롯한 다른 제작진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의 창작만으로 영상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 시리즈물 및 단편의 경우

TV 시리즈의 경우 실런닝타임이 20분 내외인데 이 경우에는 A4지 1장당 1분으로 계산한 결과인 20장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12장 안쪽으로 작성함이 좋습니다. 실제로 자신이 짠 시나리오가 영상물로 만들어진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모자른 것이 넘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을 실감(대개는 '좌절'이지요)할 수 있을 겁니다. TV 시리즈의 경우 그 스토리 전개가 극장판 보다 여유가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여백의 미'는 TV 시리즈나 단편 시나리오에서 더 중요시됩니다. 실사영화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실제로 감독이나 작화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애니메이션을 스토리로 끌고 나가기 보다는 영상으로 끌고 나가길 원합니다. 영상예술은 글이나 말보다는 영상과 동작에 표현의 우선을 두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들은 치밀한 스토리를 통해 영상물이 만들어지길 원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영상화하는 것은 애니메이터들이나 연출가들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들은 특히 이들의 능력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들은 글쟁이들이 설계한 표현과 스토리를 통해 영상적 영감을 얻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우리 스스로 창작의 욕심을 자제해야 합니다. 실제로 시리즈물의 경우 제작자들은 작가들에게 아이디어를 최대한 뽑아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용의 시나리오가 아닌 이상, 다른 전문가들의 감각과 창조성이 들어갈 여지를 충분히 두는 작업방식이 우리 글쟁이들로서도 덜 피곤하고 덜 속상한 방법입니다. 또한 애니메이터들은 시나리오 작가가 표현해내지 못하는 또다른 영상적 재미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시리즈물이 아닌 5분 내외의 짤막한 단편일 경우 일반적인 시나리오 작성단계를 거치지 않고 감독과 작가와 콘티작가 삼인이 회의를 통해 곧장 콘티작업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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